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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강 프로젝트 1 - 69개의 간이매점

서울 한복판을 가로 지르는 한강에는 그곳만의 특별한 것들이 있다.
걸어서 건너기엔 무서운 긴 다리들, 단순한 축구장과 농구장등의 체육시설들, 고수부지 수영장들, 커다란 주차장등, 흐르는 강물을 따라 반복적으로 특정한 꼴을 이루며 각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필요에 따라 이용한다.
많은 다른 기능에 의해서 생긴 구조물들 중에서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, 한강을 따라 강동에서부터 강서까지 흐르는 강물과 더불어 계속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에 반복적으로 놓여진, 한강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꼴의 간이매점들이다.
고정된 매점 건물을 지어 놓은 것이 아닌 간단한 구조의 동일한 하나의 큰 간이매점들을 계속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반복해서 세워 놓은 것은, 그 필요성과 한강변이라는 지역적 장소(Sites)의 한계에 의해 결정된 구조(Structures)인 것이다. 즉 여름의 장마 때 한강물이 넘쳐서 주변 공원에 물이 차면 지게차로 한 번에 간이매점의 밑을 들어서 위쪽의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에 이동시키기 쉬운,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 만족시켜주는, 간단한 구조물이다.
이 간이매점들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똑같으면서도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다. 즉 간이매점 구조물의 꼴들과 팔고 있는 내용들은 매점마다 동일 하지만, 각기 다른 진열 방식과 문을 닫았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.
음료수와 과자는 기본이고 놀이에 필요한 연, 원반, 공 등의 물건과 배고픔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우동과 사발면, 오뎅, 만두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매점들이 비슷한 내용물이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열하고 있어 우리의 인스턴트식 여가 놀이 문화의 구조와 현상을 볼 수 있었다. 이 강동에서 강서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며 순서적으로 한강변에 위치한 69개의 간이매점을 스캐너로 스캔 하듯이 찍고, 한 장에 프린트된 69개의 간이매점을 접어서 한권의 책의 모습으로 완결시켰다.

이득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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